왕따 고등학생 두명의 분노의 총기난사사건 <엘리펀트 Elephant 2003>
거스 반 산트 감독의 명작 중 하나인 영화: 엘리펀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악몽의 16분 상상하지 못한 끔찍한 일들
고등학생 존은 알콜 중독자 아버지가 비틀거리며 차를 운전하자 자신이 직접 운전해서 학교에 간다. 미국의 고등학교 여러 학생들의 일상이 보이고 일라이는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친구들의 사진을 찍고 럭비 선수인 네이선은 운동을 마치고 학교로 들어가 여자친구 캐리를 만난다. 미셸은 운동장을 돌다가 하늘을 바라보고 도서관으로 가 책을 정리하는 일을 한다.
아카디아는 동성애와 이성애에 관한 토론에 참여하고 치어리더인 브라타니와 조던, 니콜은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바로 토한다. 왕따인 알렉스의 집에 친구인 에릭이 찾아온다. 알렉스는 피아노를 치고 에릭은 노트북으로 총 쏘는 게임을 한다. 알렉스와 에릭이 히틀러를 다룬 TV프로그램을 보고 총과 수류탄이 배달된다. 총의 성능 테스트를 마치고 학교로 가서 선생과 학생들에게 총을 난사한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받은 알렉스와 에릭은 총을 주문해 학교로 들어가 무차별 적으로 총을 난사한다.
미국 총기 문제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사회에 다양한 큰 문제와 사건이 있는데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이를 부정하고 지나쳐버리는 사회에 대한 비판이 보인다.. 오프닝 시퀀스와 엔딩 시퀀스에서 파란 하늘이 나오는데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하늘의 무심함과 신은 도대체 이런 악한 세상에 아무것도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여기서 무심히 흘러가는 허무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게임처럼 쉽게 총기를 구할 수 있는 사회의 문제들..
관객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냥 그들의 일상을 지켜볼 뿐이다.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그 폭력을,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비극을 관객은 꼼짝없이 지켜보아야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할아버지가 일본군한테서 뺏은 총을 쉽게 받을 수 있고 알렉스와 에릭이 히틀러를 다룬 TV 다큐를 보고 총과 수류탄이 배달되는데 미국 사회에서 무분별한 총기 규제가 가지고 있는 사회의 문제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화면비율과 게임 폭력성의 연관
crt모니터는 예전 90~00년대에 많이 쓰이는 컴퓨터 모니터이다. 4 대 3의 1.33 대 1의 비율이며 그 당시에 비디오게임과 연결해서 쓰는 tv도 같은 비율의 화면이다.
에릭이 총 쏘기 게임을 하는 4 대 3의 컴퓨터 화면이 되고 히틀러가 나오는 4 대 3의 TV 화면으로 고스란히 치환된다. 그리고 총 쏘기 게임을 하던 화면과 똑같은 구도가 실제로 학생들에게 총 쏘는 장면으로 등장하며 반복된다. 컴퓨터 게임은 곧 현실이 되고 알렉스와 에릭은 현실에서 게임을 한다. 현대에도 GTA 게임의 폭력성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문제 되고 있다.
예전 비디오게임부터 시작된 게임의 폭력성의 연관성이 얼마나 있을까? 마치 모방 범죄의 무서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경고하는 것 같다.
롱테이크 기법과 시간과 루프
영화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까지 영화의 시간을 한정시키고 그 공간 혹은 그 시간 속에 존재했던 각각의 인물들의 입장에서 같은 사건과 행위를 반복해서 보여준다. 영화는 그러한 반복을 통해 시간에서 순간을 포착해 내고 매번 되풀이되며 지나치는 일상이지만 그 일상의 시간을 강조하며 그 순간을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중요한 순간으로 바꾼다. 롱테이크와 고속 촬영(슬로모션)을 사용하였고 사진을 찍어주는 장면이 모두 다른 캐릭터의 시선에서 총 3번 루프처럼 반복되는데 뫼비우스 띠처럼 인물의 시점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파란 하늘과 엘리제를 위하여
오프닝과 엔딩에서 하늘이 보이는데 수미상관방식으로 처음과 끝 모두 하늘이 나온다. 다만 차이로는 오프닝에서는 사람들의 음성이 들리고 엔딩에서는 엘리제를 위하여라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오프닝에서의 사람들의 음성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하늘 아래 세상 즉 지구에서의 일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하늘에서는 엘리제를 위하여 음악이 흐르는데 음악 구성을 확인해 보면 A단조. 8분의 3박자. 포코 모토(PocoMoto) 즉 ‘조금 빠르게’ 연주하라고 지시되어 있는 A-B-A-C-A의 작은 론도형식의 곡이다. 서정적인 주제인 A 부분은 A단조, B 부분은 F장조, C 부분은 A단조로 진행된다. 왼손의 아르페지오 반주 위에 펼쳐지는 오른손의 아름다운 선율은 시작부터 꿈결 같은 아름다움을 전한다. 매혹적인 주제 선율은 달콤하지만 한편으로는 애틋하고 아련한 느낌도 준다. B 부분은 32분 음표의 짧은 리듬이 복받치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행복했던 순간을 가슴 아프게 추억하는 느낌이다. 이어 A 가 반복된 후 짧은 카덴차인 C 부분은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다소 강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격정적인 감정으로 표현하는 것만 같다. 마지막에는 다시 A로 돌아와 아늑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조용히 끝을 맺는다. 마지막 엔딩에서 흘러나온 엘리제를 위하여와 같은 구성이 인간의 인생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A 부분은 A단조에서는 어린 시절의 동심과 같이 아름다움과 꿈결 느끼고 B 부분은 F장조처럼 사춘기의 행복과 가슴 아픈 추억을 느끼며 C 부분은 A단조처럼 복잡한 세상 속에 경쟁하며 살아가며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강렬하게 살아가며 죽음을 맞이하며 겸허함을 느끼며 마지막에 다시 A로 돌아온 것은 꿈같은 세상을 마치고 하늘나라 즉 사후세계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음악 구성 출처(두산백과사전)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Beethoven, Baratelle in A Minor, WoO 59 ‘Für Elise’]
마치며..
영화 안에서는 운동장을 돌던 미셸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미소 짓는다. 하지만 그녀가 바라보는 하늘을 영화는 보여주지 않는다. 관객은 그들이 바라보는 하늘을 볼 수가 없는데 파란 하늘은 존재하지만 그들에게 파란 하늘은 없다고 말해주고 있다. 사회와 학교라는 제도권에서 버림받고 상처받은 인간이 얼마나 거대한 악마를 탄생하게 하는지 절실하게 느껴진다.
지금 살아가는 이 시대에서도 학교 안에서 우리의 무관심과 폭력으로 인해 새로운 악마가 탄생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영화 제목처럼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면서 자신만의 생각으로 정의하는 것처럼 우리도 어떠한 사건을 단편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 각자 자신의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틀에 박힌 사고로 세상을 정의해 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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